Sunday Morning - The Velvet Underground & Nico Femme Fatale - The Velvet Underground & Nico 생각 없는 생각 - 이병우 Nothing Happens Here - Julian Lage I’m Only Sleeping - The Beatles I’m So Tired - The Beatles Say Yes - Elliott Smith 벌써 해가 지네 - 베란다 프로젝트 단꿈 - 베란다 프로젝트 늦은 아침 - 수민 Pale Blue Eyes - The Velvet Underground Candy Says - The Velvet Underground These Days - Nico Walk on the Wild Side - Lou Reed Satellite of Love - Lou Reed The Lazy Song - Bruno Mars 뒹굴뒹굴 - 선우정아 얼마나 가겠어 - 장기하 Better Together - Jack Johnson Banana Pancake - Jack Johnson
1967년을 대표하는 두 앨범이 있다. Beatles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Hand>와 The Velvet Underground & Nico의 <The Velvet Underground & Nico>. 첫 10초만 들어도 둘의 색깔이 얼마나 상반되는지 알 수 있다. 전자는 거대한 향연을 암시하듯 오케스트라 튜닝소리와 관객 소음으로 시작하고 후자는 장난감 실로폰같은 (실은 글로켄슈필라는 악기)소리로 시작한다. 비틀즈의 앨범은 무한의 제작환경에 힘입어 대중적인 사운드와 거창한 편곡을 뽐내며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다. 반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앨범은 3천달러의 제작비와 4일의 녹음으로 완성되었고 당시 대중들한테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지금은 음악 역사상 가장 영향력있는 앨범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앨범은 꾸밈없고 솔직하다. 사랑과 평화 이데올로기에 가려진 히피들의 불완전한 일상을 담아냈는데, 사운드 역시 비슷하게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다. 이 앨범이 마음에 들었다면 포크(Folk)색이 짙은 Nico의 첫 솔로앨범과 David Bowie의 세련된 감성이 더해진 Lou Reed의 첫 솔로앨범도 추천한다.
생각 없는 생각
이병우
바닷속의 사막, 고요한 소음. 허무함의 의미.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를 들으면 바로 코끼리가 떠오르는 것처럼 ‘생각 없는 생각’은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쳇바퀴 돌 듯이, 마치 이상의 시처럼, [[[생각 없는 생각] 없는 생각] 없는 생각] 없는 생각. 이 곡의 구성을 크게 보면 A, B, C, B’, A라고 할 수 있다. 밝은 메이저 진행의 A파트로 포문을 열고, 다소 어두운 마이너 코드의 B파트, 낮은 음으로 더욱 어두운 느낌을 낸 C파트. 그 후 다시 돌아온 B파트는 끝부분이 살짝 변형되어있다. 낮은 음이 점점 하강하면서 강렬해지다가 밝고 가벼운 코드로 마무리한다. 노래의 끝은 처음과 똑같은 A파트가 반복되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은 달라져있다.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을 비우고 채우고 하는 것일까. 쳇바퀴에 갇혀 계속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우리의 마음은 달라져있기를 바라면서.
I’m Only Sleeping
The Beatles (1966)
자신의 감정을 독특하고 진솔하게 가사에 담는 것으로 유명한 존 레논의 자작곡이다. 주변 사람들이 가장 게으른 사람이라고 말 할 정도로 존 레논은 침대에 뒹구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경쾌한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러밍, 끊이지 않는 드럼 심벌, 타격감 있는 스네어 드럼-잔잔함과는 거리가 먼 사운드임에도 불구하고 나른한 아침에 아무것도 하기 싫은 기분을 담아냈다. 간주에 등장하는 몽환적인 소리는 일렉 기타소리를 녹음해 역재생해서 대중음악에 넣은 최초의 사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조지 해리슨이 테이프를 실수로 반대로 넣어서 우연히 발견한 소리라고 한다. 세상 일은 모른다. 나긋하게 뒹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뜻밖의 아이디어가 우리를 찾아올지도.
Nothing Happens Here
Julian Lage
어릴 적 일찍 유명해진 음악 신동이 항상 성공적인 음악 커리어를 이루진 못한다. 마이클 잭슨이나 저스틴 비버 같은 뮤지션을 보면 결국엔 스킬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색을 찾아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줄리안 라지는 8살 때 재즈기타 신동으로 유명해졌고, 심지어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 Jules at Eight은 그래미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 이후 꾸준히 그의 색깔이 짙은 작업물을 꾸준히 내면서 지금은 가장 인정받는 현대 재즈 기타리스트로 자리매김하였다. Nocturne에서 대중적인 멜로디를 연주하기도 하고, <Live in Los Angeles>의 I’ll Be Seeing You에서 탈인간급 스킬도 선보이는 반면, 올해 나온 Nothing Happens Here에서는 힘을 빼고 옛 향수에 더 집중했다. 옛날 미국 블루스/컨트리 정서를 단단하고 모던한 어쿠스틱 기타 소리와 현대적인 편곡으로 표현했다. 8살 모습을 영상으로 보아서 그런지, 어릴 적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그를 상상하게 된다. “여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제목처럼 그의 마음에 평온함이 찾아왔길 바라면서 그의 연주를 감상해본다.